단상 《뜨거운 벌》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 김광혁
 2021.9.10.

《이거 논물이 차지 않다?!》

한발 늦어 논에 들어서며 하는 강동무의 말이였다.

《찰수가 있겠소, 저렇게 모두 떨쳐나 김매기를 하는데.》

누군가의 웅글은 목소리가 아침대기를 흔들며 울린다. 그러고보니 작업을 시작하던 때부터 모두가 논물이 찬줄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있은것 같았다. 이른 아침인데…

나는 잠시 재게 놀리던 일손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농장원들과 지원자들모두가 한덩어리가 되여 최적기를 놓치지 말자며 휴식도 미루면서 애쓰는 모습을 어디서나 볼수 있는 농장벌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그러하군했지만 새로운 5개년계획수행의 첫해인 올해엔 그 모습들이 례사롭게 안겨들지 않았다.

모내기전투때의 광경이 또다시 되살아났다.

써레를 메운 뜨락또르들이 논벌들을 골고루 고루어가는 소리를 흥그러이 들으며 모뜨기를 하느라 일손에 불바람이 일어번지고, 모내는기계들이 서로 땅우에 푸른 경쟁도표를 새기듯 논판들을 쭉쭉 가르며 달리고…

드넓은 포전마다 벼포기들을 들어앉히느라 하루해가 언제 가는지 모를 정도로 드바빴다.

물론 강동무에게 한 다른 지원자의 대답은 제일 바쁜 농사철에 사람들과 기계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속에 논물이 언제 차질새가 있겠느냐는 핀잔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을 이윽토록 바라보던 나에겐 그렇게만 생각되지 않았다.

새로운 5개년계획수행의 첫해인 올해에 기어이 풍요한 가을을 안아오려는 불같은 열의로 뜨거워진 가슴들이기에 밤새 차거워진 논물마저도 그토록 후더웁게 느껴지는것이라고.

그 불같은 마음들이 열원이 되여 알알이 영근 열매들을 익혀내고 가슴뿌듯한 황금의 가을을 이 땅우에 안아올리는것이다.

논물이 더워야 벼모들이 잘 자란다고 누구나 말을 한다.

그렇다. 푸른 모들이 아지를 치는 이 계절로부터 가을까지 내처 이 벌은 애국의 지향으로 높뛰는 마음들로 언제나 후더울것이다.

벼모들이 하루가 다르게 우쩍우쩍 자라는 모습이 볼수록 장관이다. 어느새 해빛의 따스한 기운에 무르녹은 대지가 한껏 뿜어올리는 아지랑이들이 피여오른다, 마치 가을을 속삭이는 대지의 후더운 숨결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