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초소의 내 아들아
우리 동사무소 영예게시판에
너와 이 어머니의 사진이 나란히 붙어있다
인민군대후방가족이라고
이렇게 내세워주는구나
요즘은 하루일 마치고 돌아올 때면
저도 모르게 동사무소를 거쳐 오군 한다
군복입은 너의 사진 한번 더 보고싶어서…
그러면 이 어머니의 마음은
어느새 초소의 네곁에 서있는듯
너의 숨결소리 들으며
나도 너와 행군길을 함께 걷는듯
눈내리는 이 밤도 너는
잠복초소에서 지새우겠지
네가 지키는 고향집아래목이 따뜻할수록
자랑스럽구나 아들아
어머니된 긍지가 한껏 넘치누나
때없이 꺼내보는 보풀진 너의 편지
내 오늘도 기쁨속에 읽어본다
가는 바람에도 고뿔을 자주 앓던 네가
이제는 얼음장을 까내며
넓은 강도 단숨에 넘는다는 이야기
하여 중대에 찾아오신
일당백병사의 모습을 보여드렸다는 너의 이야기
온 동네가 이 어머닐 칭찬하는구나
그럴 때면 내 새삼스레 생각해본다
병사의 어머니란 이 말뜻을
자식들이 목숨바쳐 지키는 고향을
땀흘려 가꾸고 빛낼줄 아는
바로 그런 어머니가 병사의 어머니인줄
아들아, 내 아들아 믿어다오
너는 초소에서, 이 어머니는 후방에서
언제나 영원히 함께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