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산좋고 물맑은 금수강산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반만년의 유구한 우리의 민족사가 시작되고 찬란한 민족문화의 원류가 꽃펴난 평양은 산천경개 또한 뛰여나게 아름다운것으로 하여 예로부터 《조선8경》의 하나로 불리웠다.
우리 나라 5대장강의 하나인 대동강이 굽이쳐흐르는 평양에 펼쳐진 아름다운 장관은 유구한 그 흐름과 더불어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 내 조국의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깊이 새겨져있다.
맑은 물 출렁이며 모란봉과 만수대, 남산과 만경봉 등 높고낮은 산들을 감돌아 흐르는 대동강기슭에 펼쳐진 아름다운 경치를 두고 우리 인민은 오랜 옛날부터 《평양8경》이라 이름짓고 시와 노래에 담아 노래해왔다.
고려시기의 이름난 시인이였던 김황원이 모란봉 부벽루에 올라 《긴 성 한면엔 강물이 늠실늠실/ 큰 들 동쪽엔 산들이 우뚝우뚝…》이라는 글귀만 떼놓고 그 아름다움에 빠져버려 끝내 끝을 맺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지어낸 옛말이 아니며 12세기 전반기에 정지상이 창작한 《평양》, 《대동강》도 평양의 뛰여난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들이였다.
15세기의 이름난 문인들이였던 성현(1439-1504)과 조위(1454-1503)도 평양의 아름다움을 8경에 담아 운치있게 노래하였다.
《을밀대의 봄경치》 (을밀상춘)
금수산봉 드높이 거친 루대 솟았어라
절벽은 강기슭을 깎아질러 내려갔네
하루밤새 불어온 동풍에
각색 꽃들 비단을 펼쳤는가
뽀얀 아지랑이 꽃다운 골마다에
봄이 깃들어 아롱졌도다
강물에 부서져 반짝이는 해빛은
새떼들 어지러이 날아예는듯
화려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여
한눈 가득히 흐뭇하여라
래일 아침 술병 들고
여기 올라 마셔 즐기고저
문득 저어하노니
그동안 꽃 시들고 봄이 늙지 않을지 (조위)
《룡산의 저녁경치》 (룡산만취)
넓은 하늘 담담히 아지랑이 떠도는데
잇달린 산봉우리 쪽빛보다 푸르구나
련꽃의 푸른 빛갈 늦을수록 보기 좋아
길손은 머리 들고 가던 걸음 멈춰선다
노을 비낀 강물에는 붉은 빛 스러지고
단풍 어린 물안개속 까마귀떼 날으는데
만일에 이제 다시 옛날 화가 부른다면
아름다운 이 경치를 종이우에 옮기리라 (성현)
《부벽루의 달맞이》 (부벽완월)
하늘중천 높은 루대 무지개 걸렸는데
사방을 바라보니 뭇산도 발밑이라
란간에 기대서서 솟는 달 맞이하니
수정같이 맑은 물에 달빛이 춤을 추네
천하에 밝은 달빛 물결우에 반짝이고
금빛으로 번쩍이니 갈꽃처럼 희구나
밤은 깊어가고 찬 이슬바람 불어와도
명랑한 피리소리 귀 기울여 듣노라 (조위)
《영명사에서 중보기》 (영명심승)
강머리의 찬 구름 흰 김인양 펼쳤는데
눈귀신은 희롱삼아 꽃잎을 날리누나
높이 뻗은 돌길따라 발 저는 하늘소 타고
부처님 만나보러 절간을 찾아가네
차달이는 그릇에선 지렁이 소리내고
불경 읽는 초불에는 기름이 흐르는데
늙은 스님 앉은 상에 우수수 바람이니
한밤중의 푸른 솔숲 파도소리 내는구나 (성현)
《련당에서 비내리는 소리》 (련당청우)
돌로 쌓은 모난 련못 깊고도 드맑은데
만송이 고운 련꽃 탐스럽게 피였구나
새벽녘의 해빛 받아 고운 자태 다투면서
푸른 일산 붉은 구름 물우에 흔들리네
보석란간 열두굽이 높다란 마루우에
참대문발 걷어올려 옥고리에 걸었는데
우두둑 비소리가 취한 꿈 깨우기에
놀라서 깨여나니 류월인데 선선하네 (조위)
《보통문에서 손님바래우기》 (보통송객)
성 서쪽에 뻗은 한길 숫돌처럼 평탄한데
길을 끼고 자란 버들 십리를 늘어섰네
흔들흔들 황금가지 일만오리 실이런가
봄 맞아 가는 길손 붙들지를 못하누나
보슬비 내린 뒤라 먼지가 안 이는데
북쪽을 바라보니 구름이 덮였구나
소매잡고 술잔 들며 떠나지 못하는데
곁의 사람 다시 한번 리별가를 부르누나 (성현)
평양을 노래한 옛 문인들의 아름다운 시들을 더듬으며 우리는 생각한다. 우리의 먼 후손들은 천지개벽된 로동당시대의 이 평양을 두고 과연 어떤 시어들을 고를것인지!
아마도 그들은 조국산천을 그리도 열렬히 사랑하시고 인민을 위해 끝없이 마음쓰신